99%도 행복한 교육/소통하는 교육

4월 1일 만우절, 가정방문을 시작했다.

주인공을 찾는 아이 2009. 4. 2. 09:48

이 글의 시작을 어떤 분위기로 해야할까?

나랑 맞는 분위기는 차분하게(진지하게?) 쓰기인 것 같고, 그런데 차분하게 쓰다보면 그 느낌이 지나쳐 엄숙하게 될 것 같고 그럼 재미없을 것 같고.

그래서 흥미롭게 쓰자니 글이 가벼워지거나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을 것같아서 그렇게 못 쓸 것 같다.

아....

 

가정방문을 나가면 아이의 학교생활에 영향을 주는 이유를 가정에서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선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가정방문을 다니기 시작한지도  벌써 6년째다.

학년협의실에서 교감님과의 만남이 끝난 후 허겁지겁 가정방문을 나갔다.

방문예정시간이 4시 40분이었는데 교감님과의 만남이 길어져 늦게 나갔다.

시계를 보니 4시 50분...

주소만 갖고 찾아갔다. 연립과 주택 그리고 단독세대가 몰려있긴 했지만 나름 구획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찾기 쉬울 줄 알았지만 결국 집에 전화를 했다.

"어머니. 저 담임입니다. 129-**번지 앞인데요. 찾을 수가 없어서요."

"@@ 아파트 앞으로 오시면 제가 내려갈께요."

내가 가는 방향이 정확한지도 모른체 앞으로 가다가

친구들과 놀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 어머니도 바로 내려오셨다.

간단한 목인사를 나눈 뒤 집으로 들어갔다.

 

집에는 TV가 켜져 있었고 게임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TV를 허락을 맡아 끄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머니는 간단한 다과와 음료를 준비했지만 나는 들어오기 전에 사간 물병을 꺼내 간간히 한모금씩 마셨다.

아이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드렸다. 잘하는 점, 부족한 점을 몇몇 사례와 함께 말씀드렸다. 또, 아이의 건강과 관련해서 인스턴스 음식은 피하고 운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아이가 참 균형감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도 뛰어납니다."따위를 말씀드리고 부모님이 알고계서야 하는 학교상황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

"4월 17일 예정되었던 중간고사는 24일로 연기되었습니다.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심성수련활동을 갑니다. 그리고 부모님들께 예전에 학교에서 설문조사가 나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5월 1일부터 학교 급식대신 도시락을 싸보내주셔야 해요. 위탁을 하는 것은 위생문제나 비용문제 따위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해서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도시락을 싸주시는데 1000원짜리 김밥같은 건 절대로 싸주지 마세요"

정도를 말씀드리고 궁금하신 점이나 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점 따위를 여쭤보고 2009년 첫번째 가정방문을 끝내고 두번째 가정방문을 가야하는 집으로 갔다.

 

두번째 집은 학교근처라 찾기가 쉬웠다. 부모님 모두 계셨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컴퓨터로 TV 뉴스를 보고 계셨다.

TV를 한달전에 없애서 이렇게 보신다고 했다. 거실에는 책이 가득 했다.

아이가 왜 집중력이 좋고 학습에 대한 의욕이 있는 지 가늠이 되었다.

어머니는 몸살이 오셨는지 총회때 뵈었을 때 보다 조금 핼쑥해 보였다.

어머니가 안계셔도 된다 말씀드렸지만 괜찮다며 나오셨다.

첫집과 같이 간단히 아이에 대해 말씀드리고 학교상황에 대해 이야기 드렸다.

이야기 내내 부모님은 가정방문을 온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경청해주셨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는데 부모님과 아이들 모두 나와서 배웅을 해주었다.

 

내게 가정방문은 아이를 파악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을 이어주는 일이고 가정과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통로가 되는 곳이다. 난 이것이 흐트러진 교육을 바로세우는 교육주권운동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소홀히 하는 것은 교사인 내가 본분을 잊고 있다라는 생각까지도 든다.

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