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한두번씩 찾아가는 외삼촌댁!
다섯 자식 모두 출가해 내보내고 이제는 칠순에 가까운 외삼촌과 외숙모만 시골집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여러번의 걸친 다리절단 수술로 제 몸하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외삼촌과 고된 노동에 허리마저 구부러지는 외숙모에게 농삿일은 점점 버겁게 느껴진다.
외삼촌 외숙모 몸 성했을 땐 아무리 무거운 것도 씽씽 실어나르던 손수레도 이제는
특별한 경우에만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점점 녹이 슬고 있다.
그런 것들이 어디 손수레 뿐이랴!
한 때 가을 추수가 되면 봄 여름내 열심히 일해 집채만큼 얻을 수 있던 쌀가마니들을 묵묵히 실어나르던 경운기
경운기도 이제는 별로 할 일이 없어 자신의 몸이 녹슬어 가도 손질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다.
더 이상 할 일이 없게 된 경운기는 천막덮개를 쓰고 손수레와 같이 마당 한켠에 놓여져 있다.
아버지때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집에서 5남매를 낳아 모두들 바르게 교육시키고 출가시킨 집에 남겨진 것은 쓰다남은 비료포대와 살림살이들 뿐이다.
이들이 집 뒤켠에 자리잡은지 마나 오래됐을까?
1년.
2년.
적어도 5년은 되었을 것이다.
나이들고 허물어진 집을 나이젊은 나는 수리나 했으면 하지만 이제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외삼촌 내외는 무너지지 않게 버팀목 몇개에 의지해 시골집에서 살아간다.
때되면 찾아오는 자식들이나 친척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고 추억이 되고자 버팀목 몇개에 자신의 몸을 기꺼이 맡긴다.
서울에서 내려온 동생네 가족들이 아무일 아닌 듯 휘~익 돌아갈 때
성한 몸도 아닌 두 내외는 터벅터벅 자신의 몸을 지팡이에, 쭉 펴지지도 않는 굽은 허리에 의지해 배웅하러 한발 두발 천천히 내딛는다.
그 발걸음 조금 느려도 얼굴에는 미소 가득이다.
그 미소에 되려 미안해져 안녕히 계시라는 목소리가 점점 작아져 외삼촌의 귓가에는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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