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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칼럼) 청와대 ‘성매매’ 조직적 은폐의혹

주인공을 찾는 아이 2009. 3. 30. 11:50

“청와대 근무자는 다른 부처의 모범이 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3월27일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한 말이다. 대통령은 이어 강조했다. “앞선 능력과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며 윤리ㆍ도덕적 측면에서도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
대통령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을 때 적잖은 사람들은 뜬금없었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했을까. 그의 측근 비서관이던 추부길 목사가 뇌물수수로 구속되었기 때문이라 보기엔 시차가 컸다.

이명박 대통령 윤리적 문제로만 언급

이유는 곧 드러났다. 서울 마포경찰서가 성매매 혐의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소속 행정관을 붙잡아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사실이 3월27일 밤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성매매’ 사건이 일어난 시점은 대통령 발언이 나온 사흘 전, 3월24일 밤이다. 문제의 행정관은 성매매를 단속하려고 잠복수사를 하던 경찰에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사건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마지못해 “2~3일 전에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덧붙였다. “이 일로 청와대 안에 음주 자제령이 내려졌다.” 그 시점까지 청와대 행정관은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를 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물론, 그 사안만으로도 기막힌 일이다.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안마시술소를 찾아가 성 매매를 했다는 발표만이 아니다. 음주 자제령을 내렸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어떤가. 가장 인간적 만남이어야 할 성을 ‘매매’하는 자들이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는 게 문제인데도 술로 모면하려는 의도 아닌가.
더욱 실소를 머금게 한 것은 청와대의 해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날 “성매매 혐의로 적발된 행정관은 2명이 아니라 1명”이라고 부르댔다. 2명이 아니라 1명이면 문제가 덜어진다는 깜냥일까?

청와대 행정관 업계 관계자 룸살롱서 만나

하지만 진실은 거기서 그친 게 결코 아니었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저 혼자 안마시술소를 찾아 성매매에 나선 게 아니었다. 그날 청와대 행정관 2명은 방송통신위원회 간부와 함께 케이블업계 관계자로부터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
여기서 비로소 문제의 실체가 드러난다. 청와대 행정관은 업무와 관련된 업체 간부와 룸살롱에서 만나 희희낙낙했다. 계산은 누가 했을까.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청와대 행정관은 술자리를 마친 뒤 룸살롱 여성과 ‘숙박업소’로 옮겨갔다.

냉철히 톺아볼 일이다. 그게 청와대 행정관의 성매매인가? 아니다. 명백한 성접대, 성상납 아닌가. 문제의 행정관은 청와대에서 방송통신 일을 담당했고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그 ‘직위’ 때문에 룸살롱에서 접대한 게 아니던가.
그래서다. 청와대에 명토박아둔다.  성매매가 아니라 더 추악한 성접대, 성상납이다. 한 신인 연예인이 모멸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바로 그 성접대와 맥락이 같다.

업무와 직결된 성접대 누가 은폐했나

그럼에도 대통령은 그것을 윤리의 문제로만 언급했다. 자신의 국정업무와 직결된 업체 관계자와 만나 룸살롱 술은 물론 성접대를 받은 게 단지 도덕의 문제란 말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대통령은 윤리의 문제로 언급했을까.
둘 중 하나다. 대통령에게 누군가 보고를 은폐했거나 대통령 자신도 은폐에 가담했거나이다.
의혹을 철저히 가려야 한다. 부자신문들이 이를 단순 성매매로 보도하는 일 또한 왜곡이다.

성접대 받은 권력형 비리를 청와대가 쉬쉬하다가 성매매로 은폐한 과정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민정수석실과 대변인실에 이어 대통령 발언까지 조직적 은폐 의혹이 짙지 않은가. 오해라면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라. 고작 ‘룸살롱 출입금지’ 내릴 때가 아니다. 도덕이나 윤리적 문제는 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