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묻혀 사는 법/꽃처럼 나무처럼
제철에 나온 딸기가 먹고 싶다.
주인공을 찾는 아이
2009. 4. 16. 15:30
석암초등학교에 출장갈 일이 있어서 갔는데 딸기꽃이 피어있었다.
어릴 때 집앞 작은 공터에 아버지가 싶어놓은 딸기 따먹고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딸기꽃이라도 피면 '곧 있으면 딸기를 먹을 수 있겠구나'싶어 하루 하루 딸기이파리를 들쳐보며 새빨간 딸기를 찾곤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카메라로 찍는 걸 보고 지나가던 다른 분도
"딸기꽃이다"하며 반가워했다.
어제 겨자가루도 사야하고 반 아이들에게 과일 사 줄 것도 있어서 대형마트에 갔다.
과일코너에 갔더니 **하우스 딸기라며 '이번주가 지나면 딸기 먹고 싶어도 입점을 하지 않는다'며 사갈것을 재촉했다.
하지만, 출하한지도 오래된 딸기는 곳곳에 멍이 들어 있었고 시들기도 해 과일사기를 접고 코너를 지나쳤다.
자연은 이제야 꽃을 피고 열매맺기위해 준비하는데 대형마트 직원의 말처럼 이제 우리의 입맛에서는 딸기가 떠난지 오래다. 말그대 끝물이다.
우리가 너무나 빠르고 많은 걸 원해 이렇게 된 것인데 향긋한 딸기를 더 이상 맛볼 수 없다는 사실에 왠지 모르게 아쉽고 서운했다.
내가 우리가 욕심을 버렸다면 이렇게 아쉽거나 서운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제철에 나온 딸기가 먹고 싶다.